[Competition]구 부여박물관







구 부여박물관 리모델링 제안공모


2등     [심사과정 유투브 중계영상]


설계              2025.04 ~ 2025.05

대지면적       17,468㎡

사업규모       연면적 : 1,656.80 → 1,380.79 / 158.54 → 158.54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박물관), 복합문화공간(교육 및 홍보)

구분              리모델링 / 제안공모

업무담당       이수정, 이철희, 권우상

#부여박물관 #리모델링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의 시 「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한 김환기의 그림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떠올렸습니다. 이만큼 이 건축물이 겪어 온 역사적 풍파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김환기는 1970년, 작업을 발표했고, 옛 부여박물관도 같은 해부터 박물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박물관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던 상황, 그리고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시대적 요청 등은 뒤로하더라도, 수많은 ‘왜색 논쟁’에 휘말리며 이 건축에 대한 생산적 평가는 반세기 가까이 보류되어 왔습니다. 

     김수근은 표상과 기능이 합일되지 않은 채, 상은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면서 기능은 근대건축 공간관을 담은 표리부동한 계획을 제안했습니다. 일본 전통건축의 현대적 표상과 일대일 대응시키는 식의 표면적 논쟁이 진행되는 동안 공간 가치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되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건축 표상에 대한 재현 기준이나, 동아시아 건축의 유사성에 대한 논의 없이 부정할 대상의 숭상인양 비판받았습니다. 김중업은 이 건축을 ‘왜색’이라 강하게 비판하며 공개적인 논쟁을 일으켰고, 김수근은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공감을 얻지 못했습니다. 논쟁은 외형적 표상에 집중된 나머지, 공간의 근대성 획득을 위한 노력은 간과되었습니다.  

     1993년 인근 다른 장소에 더 큰 규모로 박물관이 신축되었습니다. 주변은 유적 발굴 및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도시 조직은 유적지로 비워졌습니다. 건물이 지어졌던 때와 달리 이제는 맥락 없이 옛 유적 사이에 홀로 서 있는 건축이 되어 시기마다 공공건축에 요청되는 정책적 기능에 따라 여러 차례 변용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이 건축이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록 당초 명확한 프로그램 지침은 부족했을지라도, 근대 건축의 공간적 특성을 품은 건축적 속성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당초 계획의 평면과 단면 속에 근대건축이 지향했던 핵심 가치, 즉 공간 자체가 품은 구조적 논리와 현대적 감각을 재해석하려는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땅과 건축이 남긴 의미


외부 공간과 진입 동선

궁남로에서 석탑로, 부여의 중심 축을 따라 대상지에 도착합니다. 옛 부여박물관은 이 도시축을 기준으로 대문을 두었으나, 실제 진입로는 축선에 직선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지형과 산세를 반영하여, 금강 쪽으로 접근하듯 사선으로 건물에 오르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진입 마당과 계단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계획되었으며, 돌담길을 따라 오르면 옛 박물관 앞에 이르게 됩니다.

동측 오피스 : 담장 추가

동측에 증축된 오피스 건물은 기존 경관과의 시각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낮은 담장을 두었습니다. 이 담장은 일부시야를 차단하고, 복원된 건물과의 기능 및 재료적 유사성을 갖추며 맥락을 형성합니다. 또한 담장 내부에는 보행약자를 위한 경 사로를 설치하여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전시장 출입구 : 시컨스 복원의 시작

전시장 출입구는 과거와 같이 남측 우측 문으로 복원합니다. 현재 사용 중인 동측 출입구는 필요 시 개방 가능한 경관형 유리창으로 변경합니다. 복원된 전시장에 들어서면 낮은 담장이 맞이하며, 전시장의 간략한 정보를 제공하고 관람 동선을 오른쪽으로 안내합니다. 이 담장은 또한, 관람자가 낮은 처마 공간에서 12미터의 대형 공간으로 이동할 때 느끼는 공간 체험의 격차를 부드럽게 조절해주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대형 상설 전시장 : 기획전이 가능한 유연한 공간

대형 상설 전시장에 깊숙이 들어서면, 비로소 공간의 다양한 요소들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은 상설 전시를 기본으로 하되, 유물의 특성과 전시 기획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전시 연출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바닥 중심의 플로어형 전시 방식을 제안하고, 기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중앙 천창과 처마의 원형 천창에는 볕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필터와 조명이 설치되어, 유물 보존에 적절한 광량을 제공합니다.

 












               보전

               ⓫ 1층계단 원형 복원

               ⓬ 2층 슬래브 원형복원 및 기능강화 : 전망대형 기획전시

               ⓭ “堂” 개념 복원 : 상설전시 테이블

               ⓮ 2층 계단 개선

               ⓯ 3층 천장형태 복원 : 그리드 유리 천장

               ⓰ 3층 벽 형태 복원

               ⓱ 주출입구 원형 복원 및 기능개선

               ⓲ 부출입구 원형 복원 및 기능개선


               부가

               ㉑ 박물관 사무공간과 전시공간 연결 : 보이는수장고

               ㉒ 기존 라멘조의 존중 : 기둥보강

               ㉓ 기존 라멘조의 존중 : “Cell”형 편의시설 삽입

               ㉔ 부소길 / 부소쉼터

               ㉕ 인터액티브 몰입형 전시공간

               ㉖ 집중형 전시공간

               ㉗ 공간활용 집중전시공간

               ㉘ 수직이동개선 : 엘레베이터

               ㉙ 수직이동개선 : 램프






익숙하지만 새로운, 공간성


수직 동선과 새롭게 연결된 공간들

중앙 계단은 원래의 계획에 따라 복원되며, 3층까지 연결되는 원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됩니다. 이 수직 동선은 대형전시장과 작은 전시방을 경험한 방문자가 박물관 내의 다양한 공간을 입체적으로 탐색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상층부에는 이벤트, 세미나, 카페 등 체류형 프로그램 공간이 조성되어, 관람 이후 머무름과 교류의 장이 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박물관의 기능 변화에 대한 방문자의 공감과 체험을 유도합니다.

지하 벙커형 아카이브 라이브러리

지하 벙커형 수장고는 1층 전시장과의 연결이 복원되며, 지형의 단차를 활용해 객사 방향으로 연결되는 보행 동선도 마련됩니다. 이 공간은 전시 콘텐츠와 관람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반응형 디지털 자료로 제공하여, 관람자가 직접 조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됩니다. 전체 분위기는 차분한 아카이브 라이브러리처럼 조성되어, 박물관과는 별도로 독립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지하공간에서 출발하는 특별 전시 시퀀스도 기획 가능하며, 기존 지하 공간의 고유한 특성에 새로운 요소를 덧붙여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관리 및 운영을 위한 공간 구성

학예사를 위한 별도 오피스는 독립성과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차량 진입 동선도 고려하여 관리자 편의성이 향상되도록 조정되었으며, 박물관 남서측에는 기존 직원 전용 동선이 복원되었습니다. 관리실과 수장고는 기능적 연계를 고려해 배치되었고, 지하 기계실 및 전기실과도 입체적으로 효율적인 연결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전시실의 평면과 단면 배치에서도, 배후 지원 공간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계획되었습니다. 내진 보강은 벽체 보강이 아닌 기둥-보 구조로 적용하여, 향후 공간 기능 전환이나 개방형 수장고로의 전환 가능성을 확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