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al]화암마을 소금강 전망브릿지
1990uao@gmail.com2022-07-06 23:13
여름, 소금강의 추억
2022년 7월
화암畵巖마을은 그림바위마을의 한자식 이름입니다.
화암리 마을 부근의 산이 마치 그림과 같다고 해서 옛부터 그림바위라 불렸다고합니다.
그래서 마을 이름이 화암리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2013년 우연한 기회에 문체부(지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마을미술프로젝트 공모에 지명되었고 저희 제안이 당선되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화임마을 캠핑장은 화암동굴 명성 덕에 꽤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소금강 캠프장에만 머물렀다 갈 뿐 마을에는 들어오는 일이 적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고민이 생겼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이 소금강을 어지를 뿐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은 없다고 말입니다. 주민들과 사업 주체와 협의 끝에 마을과 캠프장의 입구가 교차되는 위치에 전망대를 세우기로 합니다. 캠프장에 온 관광객들이 그림바위를 보러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다 마을을 발견하고 관심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라면이라도 사러 동네에 들르지 않겠느냐. 는 바람이 담긴 프로젝트입니다.
저희는 사업설명회에 참여하고 현장을 둘러보고 우선 한가지, 세우는 전망대를 제안하지는 말자. 라고 다짐합니다. 정말이지 그림 같이 소금강이 흐르고 바위산의 바로 앞에 펼쳐진 풍경 앞에 전망대를 ‘세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분들의 바람을 잊지 말자. 그러면 어떻게 풍경과 마을을 잇게 할 수 있는가. 몰두했습니다. 여러 대안을 그린 끝에 마을 입구 길의 축에 맞춰 캠핑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 평평하고 긴 전망교를 놓기로 합니다. 소금강과 그림바위산 쪽으로 평평하게 걷다 보면 어느 틈에 나는 높아져 있습니다. 소금강 쪽으로 낮아지는 지형 덕입니다. 전망교 끝 깊게 다가가 넓은 풍경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돌아 전망교에서 나서면 마을 입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풍경을 바라는 사람들이 평평히 깊게 (전망교에) 들어서서 감흥을 얻은 채 돌아서면 마을 길과 나란히 서 있게 되는 것. 그 걸음 관성대로 조금 더 앞으로 내디디면 누가 밀지 않아도 마을로 향하게 됩니다. 풍경에 대응하듯 조형을 세우지 않고 풍경을 존중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나란히 만들어진 전망교.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바람처럼, 동네를 발견하고 향하게 하는 것. 심사위원들은 이 성취를 높이 여겼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상은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은 뒷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개념을 끌어온 해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이렇게 길게 당시의 생각을 다시 옮겨 적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언가 성취한 바를 기록할 때, 우린 고양된 채 만들어 낸 것을 읽듯 적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은 사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것을 ‘추억 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포털사이트 로드뷰로 화암마을 전망교를 찾아봤습니다. 오래된 마을미술프로젝트는 관리기간이 종료되었는지 난간에 녹이 성글어 있습니다. 바로 옆 콘크리트 계단은 목재데크로 바뀌었습니다. 입구에 거대한 스테인레스 조형물은 아직도 번들거립니다.
언젠가 기회를 만들어서 사무실 알파벳들과 함께 워크숍을 가야겠다. 정선은 눈 오는 날이 좋으니 조난을 각오하고 캠핑을 해봐도 좋겠다. 마을 식당 화목난로가 피우는 소나무향 연기를 맡으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 전망교를 보수하고 그때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10년 뒤 우린 지금의 프로젝트를 추억하고 이때의 의미를 여전히 다지고 있기를 역시 또 바라봅니다.
2022년 7월
화암畵巖마을은 그림바위마을의 한자식 이름입니다.
화암리 마을 부근의 산이 마치 그림과 같다고 해서 옛부터 그림바위라 불렸다고합니다.
그래서 마을 이름이 화암리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2013년 우연한 기회에 문체부(지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마을미술프로젝트 공모에 지명되었고 저희 제안이 당선되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화임마을 캠핑장은 화암동굴 명성 덕에 꽤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소금강 캠프장에만 머물렀다 갈 뿐 마을에는 들어오는 일이 적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고민이 생겼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이 소금강을 어지를 뿐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은 없다고 말입니다. 주민들과 사업 주체와 협의 끝에 마을과 캠프장의 입구가 교차되는 위치에 전망대를 세우기로 합니다. 캠프장에 온 관광객들이 그림바위를 보러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다 마을을 발견하고 관심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라면이라도 사러 동네에 들르지 않겠느냐. 는 바람이 담긴 프로젝트입니다.
저희는 사업설명회에 참여하고 현장을 둘러보고 우선 한가지, 세우는 전망대를 제안하지는 말자. 라고 다짐합니다. 정말이지 그림 같이 소금강이 흐르고 바위산의 바로 앞에 펼쳐진 풍경 앞에 전망대를 ‘세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을 분들의 바람을 잊지 말자. 그러면 어떻게 풍경과 마을을 잇게 할 수 있는가. 몰두했습니다. 여러 대안을 그린 끝에 마을 입구 길의 축에 맞춰 캠핑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 평평하고 긴 전망교를 놓기로 합니다. 소금강과 그림바위산 쪽으로 평평하게 걷다 보면 어느 틈에 나는 높아져 있습니다. 소금강 쪽으로 낮아지는 지형 덕입니다. 전망교 끝 깊게 다가가 넓은 풍경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돌아 전망교에서 나서면 마을 입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풍경을 바라는 사람들이 평평히 깊게 (전망교에) 들어서서 감흥을 얻은 채 돌아서면 마을 길과 나란히 서 있게 되는 것. 그 걸음 관성대로 조금 더 앞으로 내디디면 누가 밀지 않아도 마을로 향하게 됩니다. 풍경에 대응하듯 조형을 세우지 않고 풍경을 존중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나란히 만들어진 전망교.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바람처럼, 동네를 발견하고 향하게 하는 것. 심사위원들은 이 성취를 높이 여겼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상은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은 뒷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개념을 끌어온 해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이렇게 길게 당시의 생각을 다시 옮겨 적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언가 성취한 바를 기록할 때, 우린 고양된 채 만들어 낸 것을 읽듯 적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은 사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것을 ‘추억 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포털사이트 로드뷰로 화암마을 전망교를 찾아봤습니다. 오래된 마을미술프로젝트는 관리기간이 종료되었는지 난간에 녹이 성글어 있습니다. 바로 옆 콘크리트 계단은 목재데크로 바뀌었습니다. 입구에 거대한 스테인레스 조형물은 아직도 번들거립니다.
언젠가 기회를 만들어서 사무실 알파벳들과 함께 워크숍을 가야겠다. 정선은 눈 오는 날이 좋으니 조난을 각오하고 캠핑을 해봐도 좋겠다. 마을 식당 화목난로가 피우는 소나무향 연기를 맡으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 전망교를 보수하고 그때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10년 뒤 우린 지금의 프로젝트를 추억하고 이때의 의미를 여전히 다지고 있기를 역시 또 바라봅니다.
화암마을 소금강, 풍경속으로 다다가는 전망브릿지
설계 공모 당선
설계 2013.08 ~ 2014.12
규모 전망교 18m x 2m, 넝쿨터널 14m x 3m
용도 전망대, 연결로
구분 신축
협동 시공(우성씨엔엠), 사진(고영민, 일구구공도시건축)
업무담당 엄태산
#정선 #화암마을 #소금강 #그림마을
소금강 전망대
소금강 길에서 소금강가로 내려가는 넓은 계단에 올라서면 그 첫 번째 단 위로 걸쳐있듯이 비스듬히 연결된 새롭게 생긴 길이 보인다. 목재로 만든 융단 같아도 보이는 이 길을 자연스럽게 걸어 들어가다 보면 휴식공원에 심어져 있던 키 큰 나무 두 그루의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게도 된다. 그 길의 끝에 이르면 어느덧 이 산책로는 전망대로 바뀐다. 휴식공원의 한가운데에 떠 있는 폭 2미터, 길이 3.5미터의 전망대에서는 공원 전체를 편안하게 내려다볼 수도 있고 소금강을 휘감듯 둘러싸고 있는 기암절벽의 절경을 올려다볼 수도 있다. 고개를 뒤로하면 계단의 하부로 내려갈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이 방금 걸어 나온 산책로와 함께 나란히 놓여있다. 휴식공원 속 두 그루의 나무(근경), 소금강길 너머의 화암마을(중경) 그리고 푸른 하늘을 등지고 저 멀리 자리하고 있는 각희산의 모습(원경)이 차례로 겹쳐 보이는 순간이다(심원). 화암마을로의 주 진입도로인 폭 10미터, 길이 200미터의 그림바위길을 용마소 쪽으로 덧대어 이어낸 듯한 이 산책로 겸 전망대는 중첩되어 보이는 심원의 풍경들을 하나씩 하나씩 꿰어내어 만든, 소금강 길로 인해 단절된 화암마을과 용마소의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된다.
박 넝쿨 터널
아직은 성기고 드문드문하지만, 머지않아 둥근 벽과 지붕을 푸른 박 넝쿨로 뒤덮을 15미터의 긴 터널. 여기에 그 길이와 비슷한 기다란 벤치를 두고자 하는 건 이곳이 마냥 회유의 공간만이 아닌 잠시 머물러 쉴 수 있는 바람에서 이기도 하지만, 그 터널을 받치고 있는 흰색 자갈로 깔린 바닥에 드리울 넝쿨 잎 그림자들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기다란 정원 속 벤치에 앉아 있으면 계곡의 아이들 물놀이 소리도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와 한데 섞여 조금은 다르게 들릴 것이다. 고개를 들면 잎사귀 사이로 햇살이 아른아른 거리는 푸르고 둥근 천장 사이로 조그만 조롱박이 대롱대롱 내려와 있을 것이고, 고개를 숙이면 같은 모습처럼 보이지만 시시각각 모양과 방향이 바뀌는 잎사귀 그림자 더미 속으로 들어와 앉아 있는 기분이 들 것이다. 그렇게 바람이 불 때면 그 그림자들은 바람의 박자에 맞춰 살랑살랑 춤이라도 출지도 모른다. 공원계단과 연결된 새로운 산책로의 바닥에 쓰인 목재와 꼭 같은 것으로 마감된 이 긴 나무의자에서는 방금 그곳을 걸어 들어오면서 발바닥으로 느꼈던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을 여기서는 손으로도 만져보고 몸도 뉘어보면서 더욱 가깝게 느껴볼 수가 있다.